서울대공원 호랑이 '삼둥이' 돌잔치! 돌잡이는 뭘 골랐을까?

발행일 2023.04.26. 14:21

수정일 2023.04.26. 14:23

첫 돌 맞은 시베리아 호랑이 삼둥이

1984년 5월 1일 개장 이래 40년 동안 많은 사랑은 받는 서울대공원 동물원. 여전히 한 해 약 350만 명의 시민이 찾아가는 나들이 장소다. 포유류, 조류, 파충류, 양서류 등 모두 200여 종이 넘는 동물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서울동물원의 마스코트는 단연코 '호랑이'다. 평소에도 호랑이가 살고 있는 호랑이사 앞에는 많은 사람이 모여 있지만, 지난 4월 22일에는 유독 많은 이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자리를 뜨지 못했다. 순수혈통 시베리아 호랑이 삼둥이의 돌잔치가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대공원 시베리아 호랑이 삼둥이(해랑, 파랑, 사랑)의 돌잔치가 열렸다.

해랑, 파랑, 사랑이라는 이름의 삼둥이는 멸종위기 1급인 시베리아 호랑이다. 국제적으로 공인된 순수혈통인 아빠 로스토프와 엄마 펜자 사이에서 태어났다. 엄마, 아빠는 2011년 한국과 러시아 정상 수교 20주년을 기념해 러시아 정부로부터 기증받았다고 한다. 2022년 4월 23일, 로스토프와 펜자 사이에서 태어난 삼둥이가 1년 동안 무탈하게 자라준 것을 축하하기 위해 돌잔치를 준비했다.

호랑이 삼둥이가 가장 좋아하는 소고기로 만든 케이크가 돋보이는 돌상 ⓒ김수정

삼둥이를 위해 특별한 돌상도 마련되었다. 삼둥이가 평소 가장 좋아하는 소고기로 만든 케이크와 돌잡이도 준비했다. 장수를 의미하는 '실', 영리함을 의미하는 '붓', 미모를 의미하는 '리본', 인기를 의미하는 '유튜브 골드버튼'. 과연 무엇을 고를지 수많은 시민이 지켜보았지만, 수줍음이 많은 삼둥이와 펜자는 한동안 나오지를 않더니 조심조심 나와서는 소고기 케이크에만 관심을 보였다. 한동안 주변을 어슬렁거리던 삼둥이는 결국 리본과 유튜브 골드버튼을 쓰러뜨렸다.

돌상 주변을 어슬렁거리는 삼둥이. 돌잡이는 리본과 유튜브 골드버튼를 택했다. ⓒ김수정

돌이라고 해서 작고 귀여운 호랑이를 만나게 될 줄 알았는데 삼둥이와 펜자가 구별되지 않을 정도로 삼둥이는 덩치가 컸다. 생후 100일에 8kg 정도였는데, 현재는 90~100kg 정도라고 한다. 성장기 막바지에 이르는 중이라고 하니 아기가 아니라 청소년기다. 커다란 삼둥이가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호랑이 방사장 중 가장 넓은 곳을 단장하여 보금자리도 새롭게 만들었다. 물을 좋아하는 시베리아 호랑이의 특성을 반영해 폭포가 흐르는 수조와 숨거나 뛰어오를 수 있는 나무 등 자연 서식지와 비슷한 환경을 만들었다.

지난해 7월, 100일 되었을 당시의 삼둥이와 엄마 펜자. 1년 새 삼둥이는 90~100kg로 커졌다. ⓒ서울시

지난해 7월, 100일 당시의 삼둥이와 엄마 펜자. 1년 새 삼둥이는 90~100kg로 커졌다. ⓒ서울시

삼둥이 돌잔치와 함께 관람객을 위한 이벤트도 마련되었다. 맹수사 주변에 숨어 있는 캡슐을 찾아오면 깜찍한 삼둥이 캐릭터 쿠션을 받을 수 있었다. 사육사가 전하는 생일 축하 편지와 맹수 사육사의 마술 축하공연, 새끼 호랑이들의 성장 이야기를 들려주는 특별 설명회까지 흥미로운 행사들이 이어졌다.

관람객들을 위한 이벤트로 진행된 맹수 사육사의 마술쇼 ⓒ김수정

사육사가 관객들에게 호랑이에 대해 설명해 주고 있다. ⓒ김수정

시베리아 호랑이는 호랑이 아종 중 몸집이 가장 크다고 한다. 추운 곳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열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다. 현재 중국과 러시아 일부 지역에 350여 마리의 야생 개체가 살고 있으며 멸종위기동물이다. 사슴, 멧돼지, 산양 등 큰 초식동물을 주로 사냥하며 하루 평균 15~20kg을 먹고 한 번에 40kg까지 먹는다고 한다. 수명은 약 25년이다.

서울동물원은 시베리아 호랑이를 포함해 멸종위기동물 116종과 천연기념물 19종, 국내멸종 30종을 보유하고 있다. 세계적인 멸종위기종 및 천연기념물 등 멸종위기 야생동물에 대한 국제거래협약(CITES)에 가입하여 국제 멸종위기 야생동물 보호에 기여하고 있으며, 멸종위기동물에 대한 보전 및 연구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동물복지, 보전연구, 생태교육, 사육, 안전관리 등 동물원 운영 전반의 우수성을 평가하는 국제인증제도 AZA 인증을 획득했고, 국제적인 교류와 국내 동물원을 선도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이와 발맞추어 다양한 내용의 동물보전 교육 프로그램도 함께 추진하고 있다. 동물원은 단순히 동물을 관람하는 유희의 장소가 아니라 살아있는 자연의 교육장이다.

서울대공원 동물원

○ 위치 : 경기도 과천시 대공원광장로 102
○ 이용시간 : 간절기(3~4월, 9~10월) 09:00~18:00, 하절기(5~8월) 09:00~ 19:00, 동절기(11월~2월) 09:00~17:00
○ 입장요금 : 성인 5,000원, 청소년 3,000원, 어린이 2,000원
○ 서울대공원 누리집
○ 문의 : 02-500-73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