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톤치드 샤워하세요! 전면 개방된 '남산 소나무 힐링숲'

발행일 2023.05.01. 15:32

수정일 2023.05.01. 20:33

시민들에게 전면 개방된 남산 '소나무 힐링숲' ⓒ조송연

오늘도 바삐 살아가는 시민들. 저마다 마음속 스트레스를 안고 일상을 견디며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 영상을 찾아보며 스트레스를 해소하곤 한다. 또 다른 해소법으로 ‘산림욕’을 통해 노폐물을 배출하고, 맑은 공기로 건강을 다질 수 있다면 어떨까?

그간 서울공공서비스 누리집을 통해 '솔바람 오감 힐링여행' 프로그램 예약으로만 방문할 수 있었던, 서울의 중심 남산에 조성된 ‘소나무 힐링숲’을 소개한다. 과거 소나무 보전을 위해 출입이 엄격히 제한됐던 '소나무 힐링숲'이 시민들을 위해 전면 개방된 것이다. 남산 소나무 힐링숲은 산림 훼손 예방과 시민의 안전을 위해 산책로를 중심으로 재정비 됐고, 이제 연중 상시 남산을 방문한 시민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소나무 힐링숲'의 시작점 ⓒ조송연

소나무 힐링숲을 방문하는 법은 간단하다. 지하철 3호선 동대입구역 인근에서 남산순환버스 01번 탑승 후 남산북측순환로 입구에서 하차한다. 여기서 갈림길이 나오는데, 석호정(전통활터) 방향으로 도보 약 10분 정도 걸으면 '소나무 힐링숲길' 안내표지판이 보인다.

‘소나무 힐링숲길’ 안내 표지판 ⓒ조송연

소나무 힐링숲길은 약 1.5km로 순환할 수 있도록 조성됐으며, 명상 데크와 정자, 전망 데크 등을 설치해 남산의 자연 경관을 가까이에서 편안하게 볼 수 있도록 했다. 걸음이 느리거나 쉽게 지치는 어르신, 어린이 등에 대한 배려가 엿보인다.

소나무 힐링숲길을 걸어 보았다. 수많은 소나무가 내뿜는 피톤치드(phytoncide)가 느껴질 정도로 상쾌한 숨을 내쉴 수 있었다. 피톤치드는 식물이 스스로 보호하기 위해 내보내는 항균(抗菌) 물질로, '식물'을 의미하는 '피톤(phyton)'과 '생물을 죽인다'는 '치드(cide)'의 합성어다. 즉, 소나무 등 나무에서 만들어 내는 살균 작용을 하는 화합물을 뜻한다.

명상 데크에 앉거나 누워 편안하게 쉬었다 갈 수 있다. ⓒ조송연

대부분의 식물에서 피톤치드가 발생되지만, 특히 편백나무와 소나무가 피톤치드를 가장 많이 생성하는 나무로 알려졌다. 편백나무 죽부인 등도 피톤치드를 활용한 제품인 셈이다.

피톤치드는 왜 우리 몸에 좋을까? 답은 피톤치드의 주 물질인 '테르펜'에서 찾아볼 수 있다. 테르펜은 항생(抗生)작용, 혈압 조절, 살충작용을 돕는데, 면역력을 높이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다.

소나무 향은 머리를 맑게 해 준다. ⓒ조송연

소나무 힐링숲길은 남녀노소 누구나 무리 없이 걸을 수 있는 완만한 경사로로 되어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약 20분 동안 산림욕을 즐기면서, 힘들면 정자나 나무 데크에서 쉬었다 갈 수도 있다.

주말에 방문한 소나무 힐링숲. 이미 상당수 시민이 이곳을 찾아 여유를 즐기고 있는 듯 보였다. 남산 산책 도중 소나무 힐링숲 안내판을 보고 들어와 봤다는 어르신 부부는 “울창한 소나무 숲을 보고 있으니, 마음이 편안해진다”며 “숲 내음이 옛날 시골을 떠올리게 한다”고 했다. 소나무 힐링숲이 누군가에게는 고향 생각을 떠올리게도 하는 것이다.